뽈레뽈레

‘정릉소리학과_바투카다 예술단’은 브라질 리듬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타익기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타악기 오케스트라 예술단이다. 많은 사람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낼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바투카다는 악기 연주의 기능적 교육은 물론 문화적 감수성을 향상시킨다. ‘바투카다 예술단’은 새로운 친구와 이웃을 만나 화합을 느끼게 되고 공동 창작 활동으로 자유로움을 표현함으로써 악기를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서로 만나는 모임의 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릉소리학과_바투카다 예술단’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뽈레뽈레’의 ‘디오’와 ‘로또’를 만나보았다.


뽈레뽈레(polepole)는 어떤 팀인가요?

디오 : ‘뽈레뽈레’의 ‘디오’와 ‘로또’입니다. ‘뽈레뽈레’는 남미의 ‘바투카다batucada’ 문화를 매개로 지역에서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을 지향하는 문화예술단체예요. 2014년 5월부터 활동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팀을 만든 건 10월이에요. 전반적인 기획과 운영을 함께 하고 특히 로또는 악기개발 및 제작을 담당하고 있어요.

로또 : ‘뽈레뽈레(polepole)’는 스와힐리어*Swahili language.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에서 공통어로서 쓰이는 언어로 천천히 천천히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에서 천천히는 리듬에 대한 천천히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이야기에요. 천천히 함께 가는 것을 이야기해요.

디오 : 빠르면 함께 가는 것이 힘드니까요. 천천히 함께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같이 하고 싶다는 뜻을 담았어요. 남미는 우리나라 정반대에 있어요. ‘Pole’이 영어로 ‘극’이라는 뜻이잖아요. 우리의 ‘Pole’이 남미이니까 ‘뽈레뽈레(polepole)’는 그런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바투카다(batucada)란 무엇인가요?

로또 : 브라질식 사물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포르투갈 사람들이 브라질땅을 점령하고 아프리카사람들을 노예로 데리고 오잖아요. 뿌리는 거기에 있어요. 아프리카 사람들의 종교의식에서 쓰였던 타악리듬이 지금까지 이어진거죠. 전통타악기에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베이스드럼 같은 악기를 치는 것으로 변화되었어요.

 

올 초, 브라질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축제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디오 : 2월에 열리는 살바도르 카니발에 다녀왔어요. 살바도르 카니발은 세계최대의 거리축제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고 해요. 바투카다를 연주하는 팀들이 많아서 시간대별로  연주팀들이 정해져 있어요. 온종일 바투카다 연주가 들리는 거죠. 동네 사람들이 연주하는 사람들 이상으로 바투카다를 좋아하니 민원 없이 연주할 수 있어요. 북소리가 매일 나요. 축제가 아닐 때라도 말이죠.

 

살바도르 카니발에 참석한 디오와 로또 ⓒ 뽈레뽈레 페이스북

 

바투카다는 브라질에서 가장 활발한가요? 연주 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최대 몇 명까지 합주를 하나요?

디오 : 그렇죠, 브라질은 바투가타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브라질에선 200~300명 까지 같이 합주를 해요. 대규모 합주이지만 잘 맞아요. 연습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연주 할 때의 집중력이 대단하거든요. 팀의 마스터가 수신호를 주면 그걸 함께 보고 딱딱 맞추는 거죠. 카니발에 다녀온 후로 매일 브라질 이야기만 해요. 티켓도 알아보고 환율도 계산해보고 그래요.

 

좀 전에 있었던 수업을 참관하면서 심장이 쿵쿵하고 흥분되더고요. 두 분이 생각하는 바투카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로또 : 가장 큰 매력은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처음 온 사람이 5분만 연습해도 같이 합주를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쉬어서 질리는 게 아니라 어떤 악기는 수년간 연습을 해야지 연주를 할 수 있는 악기도 있거든요. 바투카다의 악기 폭이 넓어요.

 

어떻게 정릉동과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디오 : 작년 가을에 정릉의 청소년 친구들과 바투카다 수업을 하게 되면서였어요. 그게 인연이 되었죠. 지금도 같이 수업을 하고 있고요. 그 친구들은 ‘코브라타임’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만들어서 연습도 하고 공연도 해요. 작년 10월부터 이니까 8개월 정도 쭉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 계기로 정릉에 자주 오게 되었죠.

 

‘뽈레뽈레’ 작업실은 금천에 있다고 들었어요. 정릉을 처음 접했을 때, 정릉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을까요?

디오 : 제가 느끼기에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활발하고 그만큼 지역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많이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주민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 같아요. 저희 프로그램의 수강생 어머니 중에서도 바투카다만 하시는 게 아니라 연극수업도 들으시고 마을기자도 하시고 여러 가지 문화·예술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지역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특별한 것 같아요.

 

오늘 있었던 수업은 어떤 수업인가요?

디오 : ‘정릉예술마을만들기’의 ‘소리학과’ 수업이었어요. 지역 어머니분들과 바투카다수업을해요. 바투카다가 생소한 장르이다 보니, 첫 시간에는 역사나 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오늘 보신 것처럼 연주도 하고요. 브라질에서 실제 연주하는 리듬을 함께 배우고 같이 연습해요. 곧 본인이 쓸 악기도 만들 계획이에요. 12주차 교육과정인데, 11월에 열리는 ‘정릉예술마을만들기’ 축제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에요.

 

사진
바투카다 수업 중인 ‘디오’와 ‘로또’

 

리듬을 알려주는 방식이 재밌어요. 다같이 ‘초콜릿~ 초콜릿’ 하고 리듬을 문장으로 말하면서 북을 치더라고요.

디오 : 작년에 ‘코브라타임’ 청소년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 개발한 교육방법이에요. 그 때 친구들에게 리듬을 설명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딴딴 딴 딴~이렇게 치는 거야’라고 이야기하면 친구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쉽고 재미있게 음식 이름으로 리듬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죠. 초콜릿이나 고구마 처럼요.

 

그럼, 바투카다 리듬 읽히기가 훨씬 쉬워지나요?

디오 : 금방들 익히더라고요. 진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는 말들이 멋진 리듬으로 표현되니까 사람들이 금방 익숙해지고 편하게 받아드려요. 진도를 많이 나가지 않아도 금방 합주가 완성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봐요.

 

초콜릿 리듬.
수업에 사용되는 초콜릿 리듬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과 만나서 수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재밌는 점과 어려운 점은 어떤 것 일까요?

로또 : 나쁜 점은 없고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은 아이들이다 보니까 활력이 넘쳐요. 그걸 잘 만져줘야 하죠. 어르신들은 연륜으로 정제된 에너지가 연주에 다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랑 할 때는 습득력은 굉장히 빠른데 안정감이 떨어져서 불안해 보이는 것이 있어요. 어른들이랑 할 때는 습득은 느리지만 안정적이에요.

디오 :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운 것은 있어요. 아이들은 1부터 10까지의 단계가 있다면 2부터는 모든 것을 스스로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어머니들께는 모든 걸 스스로 하도록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어머니들을 보면서 진짜 바투카다를 하고 싶어서 오셨구나를 느껴요. 연세도 그렇고 시간도 지금이 저녁식사 시간 때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인다는 건 대단한 것 같아요.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재밌어 하고 즐거워하시는 게 표정으로 보이니까요. 연주로 서로 공감대가 생기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바투카다 문화를 매개로 지역에서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하는 것일까요?

로또 :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북을 치기 위해 모이지만 북을 치다 보면 자연스레 옆 사람이 누군지도 알게 되는 거죠. 바투카다 교육을 시작 한지 이제 일 년이에요. 아이들 한 그룹, 동네 어머니 한 그룹이에요. 이 두 그룹을 엮고 싶어요. 바투카다가 3대, 4대까지 세대가 어우러져 함께 이야기하고 안부도 묻고 하는 매개가 됐으면 좋겠어요.

 

바투카타 수업이 정릉예술마을만들기의 사업중 하나에요. 정릉예술마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디오 : 예술마을 만들기잖아요. 예술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사람이 다 살고 있지만, 누가 사는지 서로 모르잖아요. 문화를 통해서 서로 알고 함께 만나는 장이 되는 것인것 같아요. ‘만들기’가 과연 자발적인 행위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실제로 예술마을을 만든다고 한다면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더 지속적이지 않을까요. 핵심은 참여자들의 자발성에 대한 고민과 자발이 이루어질 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라질에 있을 때 ‘코브라타임’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어요. 바투카다 빨리 하고 싶다고요. 그 당시에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바투카다를 하기에는 부족한게 많았죠. 악기도 없었고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공간도 없었어요. 스스로 연습할 역량도 없었고요. 그게 자연스럽게 발화가 돼서 아이들과 악기만들기를 했어요. 저희가 아이들 가르치는 것의 최종의 목표는 독립이었거든요. 이번 시즌 시작되기 전에 ‘코브라타임’ 친구들과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어요. 독립은 개입도를 점점 낮추는 방식을 생각했어요. 얼마전 수업을 한 주 쉬어야 하는 일이 생겼어요. 그때 친구들이 ‘저희끼리 할께요’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더 커진다면 스스로 정릉을 예술마을로 만드는것 아닐까요? 이게 정말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인터뷰_정혜영 2015/09/07>